talking to myself 091105


무언가 스트레스를 받다가도 어느 선을 넘으면 그냥 놓아버리곤 하는데 지금이 그런 상태. 적어도 지금은, 여러가지 일들이 어떻게 되어도 상관 없을 것 같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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꿈의 풍경에 들어가고 싶다고 요새 가끔 생각하고 있다. 꾸었을 때는 별로 기분 좋은 꿈들이 아니었는데도, 일어나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 황량함이나 어두움이나 축축함이 마음에 들 때가 있다. '붉은 등이 달린 좁은 통로를 고개를 숙이고 지난다'. '마을이 불타고 있고 나는 비탈 위의 골목길에서 불길이 넘실거리는 작은 시멘트 집들을 보고 있다'. '길 끝 모퉁이 집 높은 담벼락 위에 피어 있던 붉은 동백과 늘어진 푸른 가지들, 검은 담장'. '흙먼지를 뒤집어쓰고 버려진 오토바이가 마당에 뒹굴고 있던 폐쇄된 역 대합실'. '그리고 수없이 보았던 그 많은, 늘 빠져나갈 수 없었던, 덥고 습기찬 지하상가들'. 그곳을 어떻게든 빠져나가려던 나.

꿈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장소에 가보았지만 그곳에, 그 꿈의 거리에 한가운데 멍하니 다시 서 있어보고 싶다고 생각한 건 왠지 요즘이다. 내 마음 속에 있었던 건 이런 거였구나, 이런 식의 황량함이었구나 하고 자꾸 생각하고 싶어진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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문득, '나는 다가가고 싶었던 게 아니라 거리감을 확인해보고 싶은 거였구나' 하고 생각하고 조금 슬퍼졌다. 하지만 그런 것만도 아니었을 텐데. 분명히 다가가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을 텐데. 이만큼 가까이 있다는 게 아니라 이만큼 멀리 있다는 사실이 왠지 기쁘게 여겨진다니 이건 M도 아니고....;; 하지만 왠지 당신들이 저만큼 멀리 있다는 사실이 진심으로 기뻤다. 나를 보여주지 않고도 아주 아득한 곳에서 아득한 마음을 보낼 수 있다는 사실이 기뻤기 때문에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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엄마는 산적 같은 내 머리가 마음에 안 드시나 보다. 나도 내 머리가 발바리 강아지 같다고 생각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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라이브 앤 언플러그드 앨범은 구했고. 11집은... 쉿. 조만간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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상황은 나쁘지 않다. 설령 모두가 나에게 돌을 던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해도. 실제로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지 모른다고 해도. 하지만 왠지 여전히 내 속의 가장 깊은 방에 들어가 문을 잠그고 잠들어 버리고 싶을 때가 있다. 하루에도 몇번씩 그런 생각을 하며 마음 속 가장 낮은 방에 있을, 넘실거리는 어두운 물을 상상한다. 잠들어도 꿈은 소란스럽고, 소리도 이미지도 없는 어떤 마음의 단면에 가라앉고 싶다. 그곳에서 나는 꿈 없는 깊은 잠을 자거나 울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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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정도 병인양 하여...



by 이펠 | 2009/11/06 00:33 | 일상 [청소와 화분] | 트랙백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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